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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ULACRE
SIMULACR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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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 |
타이틀 | SIMULACRE |
아티스트 | 조예인 |
시작일 | 2005년 4월 21일 |
종료일 | 2005년 4월 26일 |
형태 | 그룹전 |
장소 | 국민아트갤러리 |
웹사이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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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가 봉지에 밀봉된 채로 판매되어지는 물고기가 있다. 하나하나가 작은 병속에 담겨진 채로 길러지는 물고기가 있다. 혼자서 살아가는 물고기. 조금이라도 물살이 거칠어지면 어항이 너무 넓어 감당하기 곤란해지면 그 넓고 화려한 지느러미가 조금씩 닮아 없어진다는 물고기 난 내 멋대로 물고기 이야기를 만들어 본다. 물고기는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집단속에서 자라났다. 수많은 다른 알들과 같이 깨어났고 그들과 줄지어 헤엄쳐야 했다. 서로를 지켜주기 위한 집단속에 한명이었고 다시 새로운 생명을 위해 먹이를 공급해주는 스스로 가 집단의 연결고리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그들에게 집단이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 그들은 다른 존재에 의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도 사냥을 할 필요도 없어졌다. 그들이 살고 있던 곳은 이미 어항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계속해서 일함으로써 자신들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사실 그들에게 노동이란 더 이상 의미가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은 때가 되면 먹이가 나오는 그곳에서 그것을 소비하며 제각각 즐거움을 찾아 나섰다. 욕망이 점점 커져감에 따라 물고기의 부딪침은 늘었고 그래서 서로를 다치게 했다. 이렇게 그들은 결국 혼자만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물고가 되어버린 것이다. 베타라는 이 물고기를 키우는 사육시설은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인간 고치를 연상케 한다.수많은 관속에 들은 인간들처럼 하지만 실제론 그들이 매트릭스 속에 살고 있는 것처럼 그들 또한 작은 병에 갇혀 있지만 사실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시뮬라크르란 실제로 존재 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 하는 것처럼 만들어 놓는 것을 말한다. 시뮬라크르는 그 원본대상이 없음으로 해서 흉내나 모방등과 구분 되어 질 수 있으며 현실을 대체 하고 지배하기도 한다. 나는 내가 만들어놓은 시뮬라크르-가상세계-에서 살아가길 꿈꾼다. 가상세계는 점차확대 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오타쿠라는 문화로 대변되기도 한다. 디지털 드림키즈, 유예된 젊은 세대라고도 불리 우는 오타쿠현상 이란 실제 세계보다 가상세계에서 영위하는 삶을 우선시 하는 태도로서. 사회적 가치가 아닌 자신이 부여한 가치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살아가는 방식을 말한다. 그들의 삶은 그들이 만들어놓은 시뮬라크르 속에 존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을 그곳으로 들어갔던 이유는 실제세계의 가상성 때문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물고기 세계와 마찬가지로 더 이상 실제의 노동, 실제의 자유란 존재하지 않았다. 생존하기 위해 생산해야할 노동이 존재하지 않았고 쟁취해야할 자유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전세대에 의해 이름 붙이어진 그것만이 존재할 뿐이다. 노동은 사회적수요의 대상으로 존재할 뿐 어떤 절실함도 가지지 못한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서 과거에 그래왔듯 나의 가치와 위치를 파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지킬 것이 없는 어항 속에서 줄지어 다니기를 거부한다. 우리는 더 이상 나의 능력과 사회적요구의 합일점에서 정체성을 찾을 수 없다. 이제 현실세계는 너무나 미흡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실재란 너무 지루 하다. 우리는 자극을 받기위해 영화를 본다. 실재보다 더 생생하고 역동적이기 삶을 위해 게임을 한다. 이것들이 과연 우리에 삶에 부수적인 존재 일까, 그것들이 과연 일상생활에서 벗어난 잠깐의 휴식일 수 있을까? 그것은 유희 이지만 그것은 가상세계이지만 기존에 현실이라고 믿어왔던 어떤 것보다 더 절실한 우리가 실존하는 공간인 것이다. 안락한 현실 속에서 우리들의 욕망은 거침없이 뻗어나간다. 하지만 우리들은 타인, 사회가 우리들을 만족시켜 줄 수 없음을 또한 너무 잘 알고 있다. 같지 못함에 대한, 사라져 버림에 대한 욕심과 기대는 자신에게 꽂는 칼로 돌아와 상처를 남겼음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줄지음에서 벗어났을 때 이미 타인과의 관계는 소통의 통로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혼자만의 세계에 안주하게 되는 것이다. 나의 세계에서 나는 주체자이고 나는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며 내가 만들어 놓은 존재들에 의해 정신적 만족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완전한 고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각각의 관속에 들어있지만 매트릭스란 공간을 통해 타인과 접촉하듯 가상의 캐릭터로 게임을 하지만 그 공간속에서 또 다른 사람을 만나듯 우리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세상을 통해서 혹은 그것만으로 타인과, 세상과 접촉할 수 있을 것이다.
시뮬라크르란 결코 진실을 감추는 것이 아니다. 진실이야말로 아무것도 존재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숨긴다. 시뮬라크르는 참된 것이다.―전도서
출품작
- < > 00x00cm, Acrylic on canvas,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