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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scape
Letterscap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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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 |
타이틀 | Letterscape |
아티스트 | 송현주 |
시작일 | 2005년 4월 28일 |
종료일 | 2005년 5월 3일 |
형태 | 그룹전 |
장소 | 국민아트갤러리 |
웹사이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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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의 일상적인 상황, 풍경을 둘러본다. 먼저 창 밖을 본다. 빼곡히 들어선 건물들, 간판들, 주차된 자동차와 그 옆에 서있는 벽보가 잔뜩 붙은 전신주…. 고개를 돌려 집 안을 살핀다. 컴퓨터의 모니터, 그 옆의 가방, 흐트러진 채 놓여진 책, 노트, 펜, 키보드…. 모두가 너무나 익숙한 것들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 때까지 거의 대부분을 우리는 자연이 창조한 그대로가 아닌, 이렇게 인간이 변화시킨 물질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삶의 방식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일상적인 풍경을 찬찬히 뜯어본다. 집과 벽보는 다른 물건이다. 책과 키보드도 분명히 다른 물건이다. 하지만 무언가 공통점이 있다.
‘문자’, 바로 그것이다.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인간이 만들어낸 풍경에는 거의 문자가 존재한다. 인식을 하고 다시 둘러보니 온통 꼬부라진 글씨들 투성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일상적인 풍경에 등장하는 이러한 문자는 추상적이다. 문자는 시각적으로 표현된 것이지만 일종의 기호이며 약속이다. 문자 자신이 지시하는 의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바로 문자인 것이다. 풍경은 어떤가. 실제의 풍경은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이다. 곧 가장 구체적이며 물질적인 것이다. 가장 구체적인 풍경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인간이 창조한 가장 추상적인 대상인 문자라는 것, 재미있는 일이다. 나의 <Letterscape> 작업은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너무도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풍경 안에서 문자만을 추출하여 화면에 표현한다. 사물의 색도, 형상도 볼 수가 없다. 오직 문자만을, 시점에 따라 적절히 일그러지고 그림자가 진 문자의 형태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이렇게 화면에는 인간의 가장 추상적인 창조물, ‘문자’만이 남는다.
‘그림’을 기대했던 관객은 화면에서 ‘그림’이 아닌 ‘문자’를 본다. 붓으로 그렸기에 분명히 그림임에도 관객들은 그것을 ‘읽는다’. 그림이라는 구체적 질료는 관객이 그것을 ‘읽음으로써’ 순간 ‘추상적인’ 어떤 것이 된다. 마치 하나의 시처럼. 그리고 관객들은 그들의 사고 과정을 통해, 그 문자들이 말이 안 되는 기호의 조합이 아니라, 그들이 늘 보아오던 구체적 일상 풍경의 일부임을 깨닫는다. 바로 그 순간, 관객들이 그 문자가 원래 속해 있던 풍경의 전체 모습을 눈앞에 떠올리는 순간 추상적인 문자는 개인의 경험에 따라 매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풍경, 즉 ‘실제’로 환원된다.
즉,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작품은 관객의 사고 활동 속에서 세 번 모습을 바꾸게 되는 것이다. 벽에 걸린 물질로서의 ‘그림’이 그 첫 번째 모습이고, 문자임을 깨닫고 읽으려 하는 순간 ‘추상화되는 상태’가 그 두 번째이며, 그 문자가 지시하는 의미를 통해 관객이 눈앞에 떠올리는 구체적 풍경이 그 세 번째이다. 나는 이 <Letterscape> 작업을 통해 인간의 가장 추상적인 창조물인 문자와 인간이 실제로 살아 숨쉬는 구체적 풍경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봄으로써 추상과 구상, 가상과 실제의 경계를 허물려 했다.
출품작
- < > 00x00cm, Acrylic on canvas, 2005
전경
비평
리플렛/안내책자
함께 보기
- 2012년 개인전프로젝트 3조 - 이윤화 <Neo Ecriture> / 도시의 문자들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게 흥미롭네요 -Ad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