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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을 긁다
국민대 미술학부 2012년 개인전프로젝트 2조 <소름을 긁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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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 |
타이틀 | 국민대 미술학부 2012년 개인전프로젝트 2조 <소름을 긁다> |
아티스트 | 신동인 |
시작일 | 2012년 4월 25일 |
종료일 | 2012년 5월 1일 |
형태 | 그룹전 |
장소 | 국민아트갤러리 |
웹사이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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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먼트
미술을 시작한 이래로 나의 그림들에 대한 끊임없는 변명의 흐름은 이반의 역사였다. 나의 믿음이란 것이 얼마나 얄팍한 것인가? 한 때는 '기억'이라는 소재에, 또 어느 시기에는 프로이트, 또는 베르그송의 지속, 시뮬라시옹, 사르트르의 실존, 데리다의 해체, 음모론에 이르기까지. 나의 입장들을 대변해 줄 껍데기를 찾아서 뒤집어 써왔다. 진정으로 내 것인 체 행세해온 시절들 하나하나, 합리적 절차와 기대에 따라 흘러온 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소름 끼치는 위선에 짐짓 놀라고 만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그러한 믿음, 신념 하나하나가 정말 스스로 직접 캐내어서 구한 것들일까? 비단 해체되어야 할 대상은, 나의 양가적인 태도, 욕심 뿐인 것일까? 이러한 질문들의 끝자락에는 세상의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의심 없이 관망해 온 노예 같은 내 모습이 똬리를 틀어 앉아 있다. 도무지 어느 것 하나 내 것이라 여길 것이 없는 세상. 끝없는 이미지들과 기만의 전략들, 소모적은 전술들로 가득 찬 시뮬라시옹의 현전 앞에서 나는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 왔는가? 단 한번도 캐내어 본 적 없는 의심의 넝쿨을 한 줌 끌어당긴 순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발견들이 나를 엄습한다.
우주의 시작과 끝을 알기 어렵듯이, 세상 모든 것들 하나하나의 원인과 결과 또한 끝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인위적으로 설정한 수준의 그것들을 알아 왔을 뿐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주체의 문제는 차원의 문제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이완과 수축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우주였던 시점에서 다시금 인간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의 작업은 생명력을 얻을 것이다. 어느 수준 어느 차원으로 세상을 대하느냐에 따라 나의 인생과 작업의 결과에 대한 스스로의 납득이 가능 할 것 같다. 나의 실존을 뒤흔드는 거짓들의 환상 안에서 소리 없는 곡괭이 질을 시작한다. 나의 허락없이 스며드는 모든 것은 언젠가 책망받아 마땅하다. 나의 작업들은 그것을 준비하기 위한 서곡이다.
누군가 손톱으로 칠판을 긁어 소름이 끼치는 것일까? 아니면, 나를 둘러싼 그 자체로서 가득 찬 소름인 것일까?
출품작
- <hobb's end #1> 130.3x324.4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2
- <hobb's end #2> 97.0x162.2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2
- <hobb's end #6> 130.3x193.9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