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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명/평론(김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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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따스함을 만나다

오랜 시간과 정성을 다해 이삭 하나를 일궈내는 농부처럼 작품 속에 아름답고 생동감 넘치는 초록빛 희망을 자라게 하는 설치미술가 김도명. 작고 평범한 것에 의미를 부여해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그의 작품세계를 만나본다. -예술을 만나다, 글. 김수은-


초록빛 생명을 전하다

그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에 들어서면 생명을 머금은 초록빛의 따스함이 느껴진다. 크고 작은 항아리들과 책속에 피어난 여린 풀꽃들, 정겨운 장독대와 화병은 옛날 시골집의 풍경을 연상케 한다. 특별한 전시장치 없이 바닥에 놓여있는 그의 작품들은 전시되어 있다기보다 하나의 공간에 놓인 자연과도 같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란 경험과 자연에 대한 애정은 그의 작품세계를 형성해주었다. 작가의 작품은 자연을 닮아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미술을 늦게 시작한 늦깎이 작가이다. “군대 가기 전 제 길을 찾는다고 몇 년 동안 방황을 했어요. 경제적으로는 힘들지 모르지만 원하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미대에 들어간 것이 30세 때였죠. 집안의 반대는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내가 좋아서 선택한 길이었기 때문에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국민대학교 미술학부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 미술학과(회화전공)를 졸업한 그는 지난 2000년 동아미술제에서 특선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데뷔 후 조각, 판화, 사진, 설치미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초록빛 숨을 쉬다>, <자연으로 말걸다> 등 6회의 개인전을 비롯하여 <2010 금강자연비엔날레>, <인간과 환경의 교집합 한일 교류전>, <중국 송장 국제 예술 페스티벌, 도심+자연+인간 속 예술展> 등의 70여 회의 단체전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올해 데뷔 12년을 맞는 그가 이처럼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자 하는 작가정신과 열정 때문이다.


창조는 노동에서 오는 것

골판지를 적층하여 만든 <항아리> 연작을 보면 나이테 같은 일정한 결이 마음속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언뜻 단순해 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외형과는 달리 제작 과정이 굉장히 까다롭다. 종이 두께를 계산해 손으로 일일이 잘라낸 노고가 골판지 층 사이사이에 스며들어있다. 그가 작업하는 방식은 켜켜이 종이를 쌓은 후 음각과 양각의 방법으로 항아리의 형태를 드러내거나 새롭게 배치해 보여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에 생명을 심는 것. “작품의 형태가 갖춰지면 물이 새지 않도록 코팅을 한 후에 흙을 넣고 씨앗을 뿌려요. 씨앗으로 드로잉을 하는 거죠. 오랫동안 물을 주면서 작품과 교감을 하고 소통을 해야 그 모양 그대로 초록색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렇게 자라나는 식물들은 그의 작품 속에서 서식하다가 실제 공간으로 나와 자리를 잡는다. 연미산 자연미술공원과 대안공간소나무에 영구 설치 되어있는 그의 작품들은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비와 비람, 공기에 산회되어 머지 않아 흙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갤러리나 자연공간에 설치된 그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그가 만든 친숙한 자연의 한 장면을 보고 세월과 함께 스러져가는 생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의 작품은 이렇게 씨앗이라는 생명의 상징을 통해 자연의 현재와 과거, 미래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컬렉터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여 직접물을 주며 키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을 팔지 않고 자연에 돌려보내는 그의 고집은 생태작가로서의 남다른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품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작품활동비를 벌기 위해 그는 낮에는 모교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작품 활동을 하는 고단한 생활을 해야 한다. 한 달 동안 해도 모자란 작업을 어렵사리 휴가를 내어 5일 만에 하고 다시 출근을 하는 바쁘고 힘든 일정이 반복될수록 그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욕망과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건강한 기운은 이러한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초록빛의 진정성과 자연의 포근한 온기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싼다. 그것을 알기에 그는 매일 식물의 숨소리가 들리는 작업실에서 고단함을 잊은 채 사람들에게 전해줄 초록빛 꿈을 꾸고있다.


평범한 것을 숭고한 자연으로

항아리, 신문, 책, 장독대, 화병 등 평범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그의 작품들은 보는 사람들을 몇 번씩 뒤돌아보게 한다. 친숙함 속에서 낯설음을 느끼게 하고 여린 것들 속에서 숭고하고 위대한 힘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이 전시된 곳에서는 종종 재미있는 사건이 벌어진다. “몇 년 전 풀숲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표현한 <초어草漁>라는 작품을 전시했을 때였어요. 5세쯤 되는 사내아이가 물고기를 잡겠다고 작품 안에 뛰어들다 다 망가진 적이 있어요. 갤러리 관계자들과 아이 부모님이 많이 놀랐지만 저는 너무 행복했어요.” 그 일이 일어난 후 그는 작품을 만들며 아이가 순수하게 느낀 뭔가를 끊임없이 찾아내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에서 사람들은 개미 떼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의 작품세계 안에서는 이처럼 어떤 경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 그 자체인 작품이 누군가의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작가나 보는 이들도 그것에 의지하며 사는 평범한 자연의 개체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일간이 자연을 지배할 수는 없어요. 보도블록에 난 풀처럼 평범한 대상일 뿐이죠. 인간만이 정신적으로 우월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평범한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작은 깨달음과 울림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그는 앞으로 더 본질적인 자연을 표현하는 작품 활동을 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에서 열릴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오랫동안 자연과 함께 더불어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자연과 환경이라는 모든 이의 희망을 농부가 하나의 낟알을 키워내듯 정성을 다해 일구는 그는 씨앗 속에 생명이 있다는 믿음을 키워내는 진정한 예술가이다. 마음밭에 기쁨, 사랑, 즐거움이라는 씨앗을 심고 물을 주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그의 작품이 오늘도 자연과 함께 하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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