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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xpected Hole
국민대 미술학부 2012년 개인전프로젝트 1조 <Unexpected Hol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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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 |
타이틀 | 국민대 미술학부 2012년 개인전프로젝트 1조 <Unexpected Hole> |
아티스트 | 송지현 |
시작일 | 2012년 4월 18일 |
종료일 | 2012년 4월 23일 |
형태 | 그룹전 |
장소 | 국민아트갤러리 |
웹사이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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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먼트
연인이 아닌 다른 이와의, 하지만 더욱 큰 이별을 차례대로 두 번 경험하며, 나는 그들의 부재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을 가지게 됐다. 연인과의 이별 후 나의 반응은 눈에 보이는 모든 장소와 사물에 그와 관련된 의미를 부여하고 매 순간 그를 떠올리려 하는 식으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인연이 단절되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로써, 스스로에게 연인보다 더 큰 존재를 잃었다는 것은 감당할 수 없는 사실로 느껴졌다.
그들은 나와 평생을 함께 하거나 내 삶의 반을 함께한 사람으로 나에게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과의 이별 후, 내가 굳이 찾으려 하지 않아도 그들과 관련된 것-물건, 장소, 이미지 등-들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는 와중에, 내가 느끼게 된 감정은 크나큰 상실감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의 부재로 인해 내가 바라던 내 삶의 모습으로 일부 돌아오게 된 부분들을 보며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안정감이 더 컸다.
그들의 부재를 나에게 떠올리게 하는 순간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작은 것이었다. 이런 의외의 순간들로부터 오는 그들의 부재감은 내가 그 사람들의 부재로 인해 무너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큰 둑도 작은 구멍으로 무너질 수 있듯이 나에게 그들의 부재를 느끼게 하는 그 사소한 것들은 날 순간순간 조금이나마 무너지게 만들었고, 안정감으로 가득하다고 믿었던 내 감정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기억과 감정의 불안정은 나로 하여금 어떠한 순간에도 그들을 떠올리지 않도록 매순간 긴장하고 발버둥치게 만들었고, 그들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