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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ATHY
APATHY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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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 |
타이틀 | APATHY |
아티스트 | 박민선 |
시작일 | 2005년 4월 14일 |
종료일 | 2005년 4월 19일 |
형태 | 그룹전 |
장소 | 국민아트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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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난 친구 k와 함께 쇼핑을 하러갔다. 평소 거리낌 없이 부탁하며 서로 장난도 잘치고 얘기도 통하던 친한 친구였다. 우린 큰 상점에 들어갔고 난 전시되어 있는 예쁜 물건을 발견했다.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그 모습을 필름에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아무 생각 없이 셔터를 눌렀고 이를 발견한 직원은 나에게 추궁을 하기 시작했다. 난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한 체 함께 온 친구가 변명이라도 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나를 감싸줄 줄 알았던 친구는 그런 난처한 상황의 나를 보고도 무관심하게 등을 돌린 채 외면해버렸다.
난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관계를 맺어가며 삶의 의미를 찾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즉 내 주변사람은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다. 이런 나에게 지금껏 가장 어렵고 결핍되어 있던 관계는 친구와의 관계였고 때문에 난 그 관계를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기서 친구란 나와 2년 이상 친분을 맺어온 같은 또래의 사람으로 지금의 대학 동기들 또한 포함한다. 난 관계란 서로가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상대방의 작은 행동부터 큰 행동까지 신경쓰려하고 배려해줌으로써 더욱더 친밀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여러 종류의 수많은 사람 중 한 사람을 만나 길들여짐으로써 서로에게 더없이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로 남길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난 지금껏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맺으려 노력함으로써 위로받고 즐거움을 느끼고 소외를 극복하고자 했다. 내가 지금껏 소원하다고 느낀 친구들 간에 원하는 관계 또한 이러한 것이다. 난 그들과 유쾌한 관계를 맺으면 내 가치가 높아짐을 느끼고, 무심하게 대하여지면 극도의 우울감에 빠지며 내 존재 자체가 모호해짐을 느낀다. 하지만 어느 날의 그 사건으로 인해 난 내가 믿어온 진정한 관계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고 그로인해 내 존재감을 확인할 길이 사라졌다. 관계를 통해서 나를 인지하고 내 존재를 믿고있던 나에게 k 의 무관심이란 실로 죽음과도 같았다. 평소 유쾌한 관계를 유지했던 우리였지만 k는 정작 내가 어려운 상황에선 이기적으로 돌변해 나에게 큰 상처를 줬다. 무관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기였으며 보이지 않는 큰 폭력이었다. 그 무관심은 나에게 관계를 맺어감에 있어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큰 상처를 남겼다. 지금껏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생각해왔던 관계는 자신의 안위만을 찾아 이기적인 모습으로 돌변하고 외면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무성의하게 대해지는 것으로도 내 존재의 의미는 없어져간다. 가해자는 알지 못한다. 아니 기억할 필요도 없는 아주 사소한 사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피해자인 나는 오늘도 냉담함속에서 이기적으로 맺어지는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 받고, 상처입고 있다.
출품작
- < > 00x00cm, Acrylic on canvas,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