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PACK

스테이트먼트

나는 죽음의 본질을 알지 못한다. 내가 인식하고 있는 죽음은 생물학적 죽음이며, 타인의 죽음이다. 즉 관념적인 죽음일 뿐이다.

관념적인 죽음을 생각할 때보다(thinking of death) 생각한다는 것 그 자체를 멈출 때(the death of thinking), 나는 살아있지 않음을 느낀다.

매년 생일을 기념하는 케이크 위에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의 맥락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수집품들이 장식(decoration)되어 있다. 수집품들은 '상실과 획득'이라는 각기 다른 이야기와 시간성을 담고 있으며, 여기서 케이크는 일종의 기록물 보관소 역할을 한다.

시간을 기록하는 행위는 죽음의 모습을 기억하고자 하는 의지와 연결된다.

따라서 사유의 주체인 '나' 역시 삶과 죽음 사이의 시간의 산물임을 깨닫는 과정은 물질을 통한 기록의 여정으로 대변되며, 이는 생성과 소멸, 상실과 획득을 유연하게 긍정하는 인식의 변화 과정이기도 하다.